반응형 농기계이야기/나는 어쩌다 농기계 정비공이 되었을까10 나는 어쩌다 농기계 정비공이 되었을까 ep6 - 악플보다 무서운 무플 - 분노가 한계치까지 차오른 상태에서 나가기로 마음을 굳히고 있었는데 산업기능요원TO가 나왔다는 사실을 듣고 나니 정말 고민이됐다.. '이곳에서 내가 과연 3년 정도 되는 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 하루는 S기사에게 정말 별것도 아닌 일로 심하게 혼이 난 적이 있었는데, 그 날은 참지 못하고 S기사에게 다가가 말을 했다. "기사님. 혹시 저 싫어하세요? 왜 맨날 그렇게 화를 내면서 말을 하세요" 저 한마디를 하기 위해 엄청난 용기를 냈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맨날 혼나기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던 말이었다. 얘기를 들은 S기사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가 임마 일을 제대로 못하니까 그렇지" "아니, 제가 기사님처럼 몇십년을 일을 해온 것도 아니고, 일한지 한.. 2022. 6. 30. 나는 어쩌다 농기계 정비공이 되었을까 ep5 첫 출근을 했다. 사실 첫 출근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다. 거의 생각이 나질 않는다. 대리점에서 일을 하면서 기억나는건, 점심때 가끔씩 먹었던 제육볶음이 정말로 맛있었다는 것, 그리고 키 큰 대머리 아저씨에게 정말로 많이 혼났다는 것. (내가 대체복무를 시작했던 때가 2010년이니까 지금으로부터 12년 전이다. 22살 이었구나.. 기분이 이상하다.) 키 큰 아저씨는 송기사님이라고 불렀다. 얼마 전 대리점을 처음 찾아가던 날 미소 지으며 반겨줬던 아저씨는 온데간데 없었다. 농기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내가 대리점 말단 직원으로 들어가서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뜨문뜨문 배운 연장들을 기사님들이 찾을때마다 빠르게 손에 쥐어드리는 일 뿐이었다. 그것조차도 사실 처음에는 잘 못했다. 복스알, 몽키, 스패너, 플라.. 2022. 6. 28. 나는 어쩌다 농기계 정비공이 되었을까 ep4 아버지와 사장님이 대체복무가 가능한지 얘기를 하던 도중 정말 무섭게 생긴 아저씨 두명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한명은 키가 190은 되어보이는 장신의 대머리 아저씨였고 ( 물론 머리카락 몇가닥은 양옆에 조금 남아있었다) 다른 한명은 키는 작지만 얼굴에 수염을 덥수룩 하게 기른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였다. 담배를 피고 들어왔는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담배 찌든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사무실에 잔뜩 있다보니 괜히 더 긴장되어서 그런지 나는 더 얼어붙기만 했던 것 같다. 대체복무를 하기 위해서는 해당 농기계 업체가 산업기능요원 업체로 지정되어있어야 되었는데, 그때 당시 농기계쪽으로 그 대리점에서 대체복무를 하겠다는 사람은 내가 처음이어서 아직 산업기능요원 지정 업체가 되어있지 않았다.. 2022. 6. 28. 나는 어쩌다 농기계 정비공이 되었을까 ep3 내가 대체복무로 일하게 된 곳은 내가 살던 집 근처의 농기계판매대리점이었다. 가끔씩 친구들과 시내로 향할 때마다 보이던 어마어마하게 큰 대리점 간판이 걸려있던 판매대리점이었다. '국 제 대 리 점' 1km 밖에서도 보일만한 간판을 내걸고 있던 그 대리점에서 대체복무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들어가던 날이 생각이 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때도 아버지가 나와 함께였다. 대체복무, 농기계자격증 시험, 대리점, 그리고 2종소형 면허장 까지) 그때 당시가 12월 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너무 긴장이 됐다. 밖은 눈이 잔뜩 오고 대리점 앞 마당에도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었다. 학교에서든 집에서든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이었지만, 인생 처음으로 다른 사람의 사업장 앞에 와서 바라보니 너무도 이질적이고 낯설었다. 내.. 2022. 6. 28. 이전 1 2 3 다음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