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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이야기/나는 어쩌다 농기계 정비공이 되었을까

나는 어쩌다 농기계 정비공이 되었을까 ep4

by Tsuper 202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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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사장님이 대체복무가 가능한지 얘기를 하던 도중

정말 무섭게 생긴 아저씨 두명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한명은 키가 190은 되어보이는 장신의 대머리 아저씨였고 ( 물론 머리카락 몇가닥은 양옆에 조금 남아있었다)

다른 한명은 키는 작지만 얼굴에 수염을 덥수룩 하게 기른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아저씨였다.

 

담배를 피고 들어왔는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담배 찌든 냄새가 코를 찔렀지만,

모르는 사람들이 사무실에 잔뜩 있다보니 괜히 더 긴장되어서 그런지 나는 더 얼어붙기만 했던 것 같다.

 

대체복무를 하기 위해서는 해당 농기계 업체가 산업기능요원 업체로 지정되어있어야 되었는데, 

그때 당시 농기계쪽으로 그 대리점에서 대체복무를 하겠다는 사람은 내가 처음이어서 아직 산업기능요원 지정 업체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내가 아직 업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들어와서 먼저 일을 하면서 배우고

지정업체 선정이 되면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복무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건가?' 하는 어렴풋한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사장님이 아까 들어온 아저씨 두명은 소개시켜줬다.

대리점 사장님은 그 두 분이 훌륭한 기술자라고 칭찬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훌륭한 기술자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잘 알지못했던 것 같다.

 

훌륭한 기술자 라는 건 단순히 기계를 빠르게 해체하고 빠르게 조립해서 맞추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계가 오작동을 하거나 작동하지 않을 때,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원인부터 제대로 잡아나가야

진짜 기술자라고 생각한다. 근 7~10년 정도를 농기계 분야에 몸담고 있지만, 나 또한 아직 진짜 기술자가 아니다.

 

 

수염이 덥수룩 하던 아저씨는 나에게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고 커피만 뽑아서 나갔고, 키가 큰 아저씨는

나를 보고 미소 지으며 이것저것 물어봤다.

 

사실 그때는 잘 몰랐다. 이 키 큰 아저씨가 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말이다.

 

바로 다음 주 부터 일을 시작하기로 했던 것 같은데, 정확하게 언제부터 시작했었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기분이 이상했다. 학교가 아닌 곳에서 배우고 일을 하게 된다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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