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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이야기/나는 어쩌다 농기계 정비공이 되었을까

나는 어쩌다 농기계 정비공이 되었을까 ep2

by Tsuper 2022.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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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농기계의 인연은 사실 대체복무가 처음은 아니었다.

이 질긴 인연은 저 먼 옛날

 

초등학교 때 였던 걸로 기억한다.

저학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정확하지는 않다.)

학급 전체에서 아이큐 테스트 비슷한 것을 한 적이 있다.

 

그 나이 때는 그 나이 때의 모든 것이 인생이 전부인 것 처럼,

초등학생이던 나에게 아이큐 테스트란, 다른 친구들에 비교해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필사적인 항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초등학생의 한계였는지 모르겠지만, 반 정도를 풀고는 귀찮아서 그냥 제출해버렸다.

 

테스트 결과지를 제출하고 몇 일인가 몇 주 뒤

 

아이큐 테스트 결과지가 왔다.

 

내 결과지에 적힌 아이큐는 115~120정도 였던 걸로 기억한다.

그 테스트가 재미있던 건 뭐였냐 하면, 아이큐에 맞춰서 미래의 직업추천이 나열되어있었다는 것이다.

 

주변에 다른 친구들의 직업 추천에는 굉장히 멋진 것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비행기 조종사, 소방관,외교관 등이 있었다. 그 당시 가장 멋져 보였던 건 비행기 조종사였는데

나한테도 그런 직업이 있는지 열심히 찾아봤던 것 같다.

 

그런데

 

어디에도 비행기 조종사 같은 직업은 있지 않았다.

대신 여러직업 중 눈에 띄는 추천 직업이 있었다.

 

'농기계 정비사'

 

초등학생이었음에도 이상하게 쪽팔렸다. 그때 당시에는 농기계 정비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조차 몰랐을 것이 분명한데

지금도 생생한 느낌이다. 얼굴이 확 달아오르는 기분이었다.

 

아마 지금 생각해보면 '농'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것이 나를 그렇게 느끼게 한게 아닐까 싶다.

그때 당시에 '농사' 는 힘없고 가난한 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의 기억을 오랫동안 잊고 살다가, 대체복무를 하기 위해 자격증을 받고 집에서 멍~하니 있던 도중

퍼뜩 기억이 났다. 웃음이 났다.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풋.

 

그렇게 나는 농업전문대학과정을 마치고 다음해 바로 농기계 대리점에 입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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